디지털 경제와 암호화폐

비트코인의 작동원리① : 블록체인과 암호화 기술의 이해

임정혁의 뉴노멀 2025. 5. 7. 11:57

비트코인의 작동원리① : 블록체인과 암호화 기술의 이해

비트코인 시스템의 기본 구성 요소

비트코인은 여러 부분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시스템입니다. 이 시스템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각 구성 요소의 역할을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비트코인 네트워크에는 다양한 참여자들이 있습니다. 노드(node)라 불리는 컴퓨터들은 거래 기록을 저장하고 검증하는 역할을 담당합니다. 이들은 마치 회계장부를 보관하는 공증인과 같습니다. 특히 '풀 노드(full node)'는 비트코인의 전체 거래 역사를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보관하고 있어 네트워크의 무결성을 지키는 중요한 축이 됩니다.

 

채굴자들은 특별한 컴퓨팅 장비를 활용해 거래를 검증하고 새로운 블록을 생성합니다. 그들은 복잡한 수학 문제를 풀어 블록을 생성하고, 이 작업의 대가로 새로 발행되는 비트코인을 보상받습니다. 이는 마치 금을 채굴하듯 컴퓨팅 파워를 투입해 디지털 자산을 얻는 과정입니다.

 

일반 사용자들은 비트코인을 보내고 받는 참여자들입니다. 이들은 지갑 소프트웨어를 통해 네트워크와 상호작용하며, 자신의 비트코인에 접근하기 위한 개인키를 안전하게 보관합니다.

 

비트코인 시스템의 핵심 데이터 구조는 블록체인입니다. 이는 모든 거래 기록을 담고 있는 분산된 공개 장부로, 한 번 기록되면 수정이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블록체인은 블록이라 불리는 데이터 묶음들이 시간 순서대로 연결된 형태입니다. 각 블록은 다수의 거래 정보를 담고 있으며, 이전 블록의 고유 식별자(해시값)를 포함해 체인을 형성합니다.

 

트랜잭션은 한 주소에서 다른 주소로 비트코인을 전송한 기록입니다. 모든 트랜잭션은 디지털 서명으로 검증되어 오직 비트코인 소유자만이 자신의 코인을 사용할 수 있도록 보장합니다.

 

비트코인 네트워크는 명확한 규칙 아래 운영됩니다. 작업 증명이라는 합의 알고리즘을 통해 새로운 블록의 유효성을 검증하고, 채굴자들에게는 블록 생성에 대한 보상으로 새로운 비트코인과 거래 수수료가 지급됩니다. 시스템은 약 10분마다 하나의 블록이 생성되도록 채굴 난이도를 자동으로 조정하며, 약 4년마다 채굴 보상이 절반으로 감소하는 '반감기'를 통해 총 발행량을 2100만 개로 제한합니다.

 

이러한 요소들이 함께 작동하여 중앙 기관의 관리 없이도 신뢰할 수 있는 디지털 화폐 시스템을 구현합니다. 이제 각 구성 요소를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블록체인: 신뢰할 수 있는 디지털 장부

블록체인은 비트코인의 가장 혁신적인 측면으로, 모든 거래 내역을 공개적이고 변경 불가능한 방식으로 기록합니다. 이 기술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좀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각 블록은 여러 구성 요소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블록 헤더에는 블록의 메타데이터가 포함되어 있으며, 이는 마치 책의 목차와 같은 역할을 합니다. 헤더에는 소프트웨어 버전 정보, 이전 블록 헤더의 해시값, 블록에 포함된 모든 트랜잭션의 머클 루트(거래 내역을 요약한 값), 블록이 생성된 시간, 채굴 난이도, 그리고 논스(작업 증명 과정에서 변경되는 임의의 숫자)가 포함됩니다.

 

블록의 주요 내용은 트랜잭션 목록입니다. 각 블록의 첫 번째 트랜잭션은 항상 코인베이스 트랜잭션으로, 이는 채굴자에게 새로운 비트코인과 거래 수수료를 지급하는 특별한 거래입니다.

 

블록체인의 강력함은 그 구조적 무결성에 있습니다. 각 블록은 이전 블록의 해시값을 자신의 헤더에 포함시킵니다. 이는 마치 각 페이지가 이전 페이지의 고유한 지문을 담고 있는 것과 같습니다. 만약 누군가가 과거 블록의 내용을 변경하려 한다면, 그 블록의 해시값이 변하게 되고, 이는 연쇄적으로 그 이후의 모든 블록 해시값을 무효화합니다. 따라서 하나의 블록을 변경하려면 그 이후의 모든 블록도 재계산해야 하는데, 이는 엄청난 컴퓨팅 파워를 필요로 하여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모든 트랜잭션은 머클 트리라는 이진 해시 트리 구조로 요약됩니다. 이 구조는 마치 서류 파일의 인덱스처럼 특정 트랜잭션이 블록에 포함되어 있는지 효율적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해줍니다. 또한 타임스탬프와 작업 증명을 통해 거래의 시간 순서가 보장되어 같은 비트코인을 두 번 사용하는 이중 지불 문제를 방지합니다.

 

블록체인의 불변성은 여러 메커니즘을 통해 보장됩니다. 각 블록은 상당한 계산 작업을 통해 생성되므로, 과거 블록을 변경하려면 그 이후의 모든 블록에 대한 작업을 다시 수행해야 합니다. 또한 블록체인은 전 세계 수천 개의 노드에 복제되어 저장되기 때문에, 한 노드의 데이터를 변조해도 다른 노드들과의 불일치가 발생하여 변조가 즉시 탐지됩니다.

 

더불어 네트워크 참여자들은 규칙을 준수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더 유리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채굴자들은 막대한 자본을 하드웨어와 전력에 투자하므로, 시스템을 공격하여 비트코인의 가치가 하락하면 자신의 투자가 손상됩니다. 이러한 경제적 게임 이론은 시스템의 무결성을 보호하는 추가적인 방어막 역할을 합니다.

 

이러한 특성들이 결합되어 블록체인은 중앙화된 권위 없이도 신뢰할 수 있는 공개 원장으로 기능할 수 있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비트코인이 '신뢰의 탈중개화'를 가능하게 한 핵심 혁신입니다.

암호학의 기술: 해시 함수와 디지털 서명

비트코인의 보안은 두 가지 핵심 암호학적 기술에 의존합니다: 해시 함수와 공개키 암호화(디지털 서명). 이 기술들은 비트코인 시스템의 무결성과 보안을 보장하는 기반이 됩니다.

 

비트코인은 SHA-256이라는 해시 함수를 광범위하게 사용합니다. 해시 함수는 어떤 크기의 데이터라도 고정된 길이의 출력값(해시)으로 변환하는 일종의 디지털 지문 생성기입니다. SHA-256은 항상 256비트(32바이트) 길이의 해시값을 생성하며, 같은 입력에는 항상 같은 해시값을 출력합니다.

 

해시 함수의 중요한 특성은 일방향성입니다. 출력값으로부터 입력값을 역산하는 것은 계산상 불가능하며, 입력의 작은 변화도 출력에 극적인 변화를 초래합니다. 예를 들어 "안녕하세요"와 "안녕하세요."(마침표 추가)는 완전히 다른 해시값을 갖게 됩니다. 또한 동일한 해시값을 가진 서로 다른 두 입력을 찾는 것은 실질적으로 불가능합니다.

 

비트코인에서 해시 함수는 블록 해시 계산, 작업 증명, 머클 트리 구성, 주소 생성 등 다양한 목적으로 사용됩니다. 특히 채굴 과정에서는 특정 조건(목표값보다 작은 해시)을 만족하는 해시값을 찾기 위해 수많은 계산을 수행합니다.

 

두 번째 핵심 기술은 공개키 암호화입니다. 비트코인은 타원곡선 암호화(ECDSA)라는 방식을 사용하여 디지털 서명을 생성합니다. 이 시스템에서 각 사용자는 두 개의 키를 가집니다: 개인키와 공개키입니다.

 

개인키는 무작위로 생성된 256비트 숫자로, 금고의 비밀번호와 같은 역할을 합니다. 공개키는 개인키로부터 타원곡선 암호화 알고리즘을 통해 생성되며, 이는 마치 금고의 위치와 같습니다. 비트코인 주소는 공개키를 해싱한 후 특정 형식으로 인코딩한 값입니다.

디지털 서명은 다음과 같이 작동합니다: 트랜잭션 데이터를 해싱한 후, 송금자의 개인키를 사용해 디지털 서명을 생성합니다. 이 서명은 마치 손으로 쓴 서명과 같지만, 수학적으로 검증 가능하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네트워크 참여자들은 송금자의 공개키를 사용해 서명의 유효성을 검증할 수 있습니다.

 

이 시스템에서 비트코인의 소유권은 개인키의 소유와 동일합니다. 특정 비트코인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해당 주소와 연결된 개인키로 서명해야 하며, 개인키는 절대 네트워크에 노출되지 않습니다. 이는 "당신의 키, 당신의 코인; 당신의 키가 아니면, 당신의 코인도 아니다"라는 비트코인 세계의 격언으로 요약됩니다.

 

이 암호학적 기술들의 조합은 무결성, 부인 방지, 익명성, 보안과 같은 중요한 이점을 제공합니다. 트랜잭션이나 블록의 내용이 변경되면 해시값이 완전히 달라지므로 변조가 즉시 탐지됩니다. 유효한 서명이 있는 트랜잭션은 해당 개인키 소유자가 승인했음을 증명하며, 실제 신원 대신 암호화된 주소를 사용함으로써 일정 수준의 익명성을 제공합니다. 또한 현대 컴퓨팅 능력으로는 개인키를 복구하거나 해시 함수를 역산하는 것이 불가능하여 높은 보안성을 자랑합니다.

 

이러한 암호학적 기술들은 비트코인이 중앙화된 권위 없이도 안전한 가치 전송 시스템으로 기능할 수 있게 하는 기반입니다. 일상의 예를 들자면, 이는 마치 은행 없이도 금고에 돈을 보관하고, 그 금고를 열 수 있는 유일한 열쇠를 가진 사람만이 그 돈을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것과 같습니다.

작업 증명: 비트코인 합의 메커니즘

작업 증명(Proof of Work, PoW)은 비트코인 네트워크가 분산된 참여자들 간에 합의에 도달하는 핵심 메커니즘입니다. 이 시스템은 나카모토가 '비잔틴 장군 문제'라고 알려진 분산 시스템의 오랜 난제를 해결하는 데 사용한 혁신적인 방법입니다.

 

비잔틴 장군 문제란 서로 멀리 떨어져 있고 일부는 믿을 수 없는 여러 장군들이 공동 작전에 합의해야 하는 상황을 말합니다. 비트코인 세계에서는 이것이 전 세계에 분산된, 서로를 모르는 참여자들이 어떻게 같은 거래 기록에 합의할 수 있는가의 문제로 표현됩니다.

 

작업 증명 시스템은 이중 지불 방지, 분산 타임스탬핑, 무신뢰 합의, 네트워크 보안과 같은 목적을 위해 설계되었습니다. 이 시스템은 컴퓨팅 파워라는 실제 자원을 투입해야만 블록체인에 새 블록을 추가할 수 있게 함으로써, 네트워크 조작을 비경제적으로 만듭니다.

비트코인의 작업 증명은 다음과 같이 작동합니다: 채굴자들은 블록 헤더의 해시값이 특정 목표값보다 작은 해시를 찾아야 합니다. 이 조건을 만족시키기 위해 채굴자들은 블록 헤더 내의 '논스'라는 값을 계속 변경하면서 해시를 계산합니다.

 

이 작업은 마치 1부터 10억 사이의 특정 숫자를 맞추는 것과 같습니다. 무작위로 숫자를 시도해 보는 수밖에 없으며, 평균적으로 수천조 번의 시도가 필요합니다. 누군가 정답을 찾으면, 그 정답이 맞는지 확인하는 것은 단 한 번의 계산으로 가능합니다. 이 비대칭성이 작업 증명 시스템의 핵심입니다.

 

비트코인 네트워크는 채굴 난이도를 자동으로 조정하여 평균 블록 생성 시간을 10분으로 유지합니다. 약 2주(2016블록)마다 난이도가 재계산되며, 이전 2주 동안의 실제 블록 생성 시간을 기반으로 조정됩니다. 이 메커니즘은 채굴 하드웨어의 발전이나 네트워크 참여자 수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블록 생성 속도를 유지합니다.

 

작업 증명 시스템은 비트코인에 여러 중요한 특성을 부여합니다. 먼저 경제적 보안을 제공합니다. 네트워크를 공격하려면 막대한 계산 능력, 따라서 막대한 경제적 비용이 필요합니다. 이는 '51% 공격'이라 불리는 잠재적 위협에 대한 경제적 방어벽입니다.

 

또한 객관적 합의를 가능하게 합니다. 항상 가장 많은 작업 증명이 누적된 체인이 유효한 것으로 간주됩니다. 이를 "가장 긴 체인 규칙"이라고 하며, 모든 참여자가 특정 거래 기록이 정식 기록인지 아닌지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게 합니다.

 

작업 증명은 상당한 전력 소비를 필요로 하며, 이는 비트코인에 대한 주요 비판점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이 에너지 소비는 네트워크의 보안을 위한 비용으로 볼 수 있으며, 많은 채굴자들이 재생 에너지나 잉여 에너지를 활용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작업 증명은 탈중앙화를 촉진합니다. 무작위적인 특성 때문에 작은 채굴자도 때때로 블록을 찾을 기회가 있습니다. 그러나 효율성을 위한 전문 채굴 장비의 발전으로 이 효과는 다소 감소했습니다.

 

비트코인의 작업 증명 시스템은 디지털 세계에서 희소성을 창출하는 혁신적인 방법입니다. 실제 세계의 금은 채굴이 어렵기 때문에 가치가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비트코인은 디지털 채굴에 실질적인 노력과 자원이 필요하기 때문에 디지털 희소성을 갖게 됩니다. 이러한 작업 증명은 비트코인의 보안과 신뢰성의 핵심 기둥이며, 중앙 기관 없이도 합의에 도달할 수 있는 혁신적인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