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알트먼의 'World', 홍채 스캔 장치 'Orb Mini'로 미국 본격 진출…한국은 규제로 철수
AI 시대, 일자리를 빼앗긴 인간은 어떻게 생존해야 할까? 누구에게 기본소득을 줄 것인가?
그 대답은 바로 '기본소득(Universal Basic Income, UBI)'입니다. 정확하게는 '보편기본소득'이라고 해야겠죠. 그렇다면 기본소득을 인간에게 지급해서 모든 인간들이 굶어죽지 않고 생존해 가도록 한다는 것인데요. 그렇다면 누구에게 기본소득을 지급해야 할까요? 이 질문에서 출발한 프로젝트가 바로 OpenAI CEO 샘 알트먼(Sam Altman)이 주도하는 '월드코인(Worldcoin)’ 프로젝트입니다. 월드코인은 단순한 암호화폐가 아니라, 전 세계 모든 사람에게 디지털 신원 증명 수단을 부여하고 이를 기반으로 기본소득을 분배하려는 시도입니다.
월드코인은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종목명 WLD로 거래되고 있는 암호화폐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샘 알트먼이 이 월드코인을 일정한 주기로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무료로 지급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월드코인이 개인정보를 탈취한다는 우려와 허위정보들 때문입니다. 필자의 경우 월드코인 론칭 초창기에 가입해 이미 여러차례 월드코인을 지급받아 사용한 경험이 있습니다.
월드코인 프로젝트란 무엇인가?
월드코인의 핵심은 다음 두 가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 World ID: 개인의 고유한 홍채를 스캔해 생성되는 디지털 신분증입니다.
- Worldcoin (WLD): World ID 보유자에게 지급되는 디지털 기본소득용 암호화폐입니다.
AI 기술이 인간의 일자리를 빠르게 대체하는 시대, 월드코인은 기술로 인한 부를 일부만이 아닌 모든 인간에게 공정하게 분배하자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습니다. 하지만 기본소득은 ‘한 사람당 하나’씩만 주어져야 하며, 중복 등록이나 사칭을 방지할 수 있는 신뢰 가능한 인증 수단이 필요했습니다. 인공지능을 이용하면 신원을 도용해 이중으로 지급받는 반칙을 저지르는 사람도 분명히 나올테죠. 그래서 월드코인은 기본소득 신청자가 인간임을 증명하는 방법을 강구했는데, 그 해법으로 홍채 인식 기반의 디지털 신원 증명을 제안했던 것입니다..
왜 홍채일까?
홍채는 사람마다 완전히 다르고 변하지 않기 때문에 가장 정확하고 위변조가 어려운 생체정보로 평가받습니다. 월드코인은 이를 활용해 ‘인간임’을 증명하고, 중복 없이 기본소득을 제공하려는 것입니다.
이 생체정보를 스캔해 World ID를 생성하는 장치가 바로 둥근 구 형태로 생긴 ‘Orb’이며, 최근에는 휴대가 가능한 소형 버전인 ‘Orb Mini’가 등장했습니다.
월드 앱: 모든 서비스의 중심
월드코인의 생태계를 연결해 주는 것이 바로 World App입니다. 사용자는 Orb에서 홍채를 스캔한 뒤 이 앱을 통해 WLD를 수령하고, 저장하고, 사용하는 일련의 과정을 관리할 수 있습니다.
예측 시장, 개인 지갑, 암호화폐 거래 등 다양한 기능도 제공됩니다.
미국에서 본격 확산 시작
2023년 월드코인 출시 당시에는 미국 내에서는 생체정보 수집과 관련된 법적 문제로 Orb 장치가 배치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2025년 5월 1일, 마침내 미국 6개 주요 도시에 Orb가 공식 배치되며 본격적인 확산이 시작되었습니다.
- 배치 도시: 애틀랜타, 오스틴, 로스앤젤레스, 마이애미, 내슈빌, 샌프란시스코
- 2025년 연말 목표: 미국 전역에 Orb 7,500대 배치, 인구 절반 이상(1.8억 명)에게 접근성 제공
정치적 환경 변화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바이든 행정부 시절 월드코인에 회의적이었던 분위기와 달리, 2025년 트럼프 행정부의 암호화폐 친화 정책이 미국 시장 진출의 촉진제로 작용했습니다.
또한 월드코인은 Visa와 협력해 WLD 연동 직불카드 출시를 준비 중이며, 세계 최대의 온라인 데이팅 플랫폼 운영 기업인 틴더(Tinder) 모회사 매치 그룹(Match Group)과 파트너십을 통해 데이팅 앱 사용자 검증 기능도 도입할 계획입니다. 틴더는 최근 AI·생체인증을 활용한 사용자 신원 인증 도입에 적극적이며, 그 연장선에서 월드코인과 협력해 디지털 신원 기반 데이팅 서비스 도입 가능성을 타진 중인 것이죠.
한국은 규제로 철수한 상황입니다
그런데 한국은 완전히 다른 길을 걷고 있습니다.
월드코인은 2023년 말부터 서울 등 10개 장소에 Orb를 설치하고 홍채 스캔을 통한 체험을 진행했으나, 2024년 3월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조사 착수 이후 전면 철수 조치를 단행했습니다.
- 이유: 생체정보(홍채, 얼굴)의 국외 전송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
- 현황: 신규 사용자 등록 중단, 기존 수집 정보 처리 방식에 대한 법적 검증 진행 중
- 우려: 케냐, 캄보디아 등에서 발생한 해킹 피해 이후 한국 내에서도 생체정보 유출 가능성에 대한 경계심이 커진 상태
이로 인해 한국은 스페인, 포르투갈, 홍콩 등과 함께 월드코인 서비스 제한 국가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다만 기존에 등록한 사람은 기본소득용 월드코인을 주기적으로 신청해서 받을 수 있습니다.
기술인가 통제인가? 새로운 사회계약의 실험
월드코인은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새로운 형태의 ‘사회계약’을 실험하고 있는 프로젝트입니다.
AI가 만든 부를 누구에게, 어떻게, 어떤 기준으로 나눌 것인지. 그 핵심 조건이 바로 ‘우리가 인간이라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가’입니다.
Orb Mini의 미국 상륙은 그 실험의 시작입니다.
미국은 이를 디지털 혁신의 도구로 받아들였고, 한국은 개인정보의 원칙을 들어 철수시켰습니다. 이 선택의 차이가 향후 각국이 AI 시대에 어떤 기준과 철학으로 사회 시스템을 설계할 것인지에 대한 중요한 단서를 제공합니다.
앞으로 ‘World’ 프로젝트가 어떤 방향으로 발전할지는 모르지만, 디지털 신분증이라는 개념이 현실이 되고 있다는 사실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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