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포장도로는 도로를 전기차 EV, 자율 주행 차량 및 데이터 서비스를 위한 지원 플랫폼으로 전환될 수 있는 신기술입니다. 이 신기술은 도로 건설과 교통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요? 그리고 도로 건설자들은 이 신기술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요?
미국이 지난해 초당적으로 제정한 미국 인프라 투자 및 일자리법은 기념비적인 법안이었으며, 앞으로 수년 동안 이 법은 미국 곳곳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입니다. 이 법에 의하여 시행된 다양한 프로그램과 자금 조달 계획 중 하나는 바이든 행정부의 국가 전기차 충전소 네트워크 구축 계획입니다. 교통의 중심축을 전기자동차로 서서히 전환해 감에 따라, 전기차 충전소 네트워크만으로는 도로에 나오는 모든 전기차를 다 감당하기는 어렵게 될 것입니다. 전기화된 미래가 공상 과학의 영역에서 현실 세계로 나오려면 또 다른 혁신이 이루어지고 해결책이 마련되어야 하는 것이죠.
인티그레이티드 로드웨이라는 미국 회사가 내놓은 ‘스마트 도로포장 시스템’은 바로 그 해결책 가운데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회사는 “연결된 포장도로”라고 부르는 시범 도로를 만들고 있습니다. 4차산업혁명의 주요 키워드 가운데 하나가 바로 ‘연결’인데요. 도로에서의 연결성은 과연 무엇일까요? 시청자분들이 예상하는 그대로 시장에 나와 있는 다른 "연결" 기술 즉 스마트 기술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이미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스마트 홈, 클라우드 서비스, SNS, 스마트 TV, 스마트 시계, 스마트 냉장고 등과 근본적인 개념은 같습니다. 도로도 이제는 이런 연결 서비스를 결합해 더 스마트해져야 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입니다. 그러나 스마트 도로에 대한 개념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1939년 뉴욕에서 열린 세계 박람회에서 제너럴 모터스는 퓨처라마(Futurama)라는 미래 비전을 선보였는데요. 자동차가 도로에 내장된 자동 무선 신호를 사용하여 최적의 속도로 고속도로를 항해할 수 있는 "far future, 즉 먼 미래" 라는 비전으로 방문객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당시 제너럴 모터스는 이 혁명이 1960년까지 실현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그런데 1964년 세계 박람회에서 제너럴 모터스는 "City of Tomorrow, 즉 미래의 도시"라는 반복적인 비전으로 돌아왔는데요. 이번에는 "near future라는 즉 가까운 미래"로 타임라인을 설정했습니다. 1939년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방문객들은 교통 체증이 없고 아마도 자동차가 서로 충돌하는 사고는 끝이 날 것이라는 전망에 기뻐했습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 1991년에 제정된 미국의 “종합육상교통효율화법” 에 따라 미국 교통부는 자동 고속도로 시스템 Automated Highway System 개발 프로그램을 승인 받았습니다. 이 시스템은 운전자가 주행 중 위험 경고나 운전 보조를 받아 안전 주행을 지원하도록 하는 시스템입니다. 예를 들어, 자동 도로 시스템이 앞뒤 차간 거리를 감지기나 소형 레이더로 체크하여 안전 거리를 유지하도록 자동 제어합니다. 또한 커브나 교차로 진입 시 속도가 너무 빠르거나 주행 차선을 벗어나면 경보음을 내어 사고를 미리 예방하게 합니다.
이 프로그램은 1997년 8월에 I-15 고속도로에 시범 구간을 구축했는데, 완벽하게 작동하면서 인기가 매우 좋았습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추가적인 개발은 1년도 채 되지 않아 중단되고 말았습니다. 이유는 재정 투입이 필요한 더 시급한 일들도 많은데, 도로에 너무 많은 비용을 들일 수는 없다는 것이었죠.
과거의 기술적으로 발전된 도로 개념은 오늘날의 스마트하고 인터넷으로 연결된 포장도로의 개념으로 연결됩니다. 이제 기술은 지난 세기의 약속을 실현시키기에 충분한 수준으로 발전했습니다.
인티그레이티드 로드웨이가 내놓은 스마트 포장도로 솔루션은 어떤 기술이며, 얼마나 현실성이 있을까요? 그리고 시대가 그러한 기술을 흡수함으로써 진정한 패러다임 전환을 이룰 준비는 돼 있는 것일까요?
스마트 포장은 센서, 통신 요소, 무선 충전, 내비게이션 및 자율주행 지원을 포함하는 모듈식 및 조립식 포장 시스템입니다. 이 모든 요소들은 시스템 가장자리에 위치한 마이크로 데이터 센터에 의해 운영되며 Wi-Fi, 4G 및 5G와 같은 현재 통신을 위한 다수의 통신 기능을 제공합니다. 그러나 회사에 따르면, 이 정도의 기능은 이러한 시스템이 할 수 있는 무궁무진한 능력의 작은 부분일 뿐입니다.
타이어 공기압 모니터링 시스템, 블루투스 저에너지 시스템, 신호, 디지털 사이니지, 그리고 도로에 접목할 수 있는 다른 모든 기술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스마트 포장도로 솔루션은 차세대 모빌리티를 위한 관리형 서비스 플랫폼으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조립식 포장구간 사업은 건설업자에게 지반의 상태, 침식, 성능 및 환경에 대해 훨씬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하는 ‘말하는’ 도로를 포함하여, 광범위한 응용 프로그램을 제공하고자 하는 사업입니다. 교통, 부하량, 날씨 등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를 수집하면 매우 다양한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하자면 여러 첨단 기술들을 땅 속에 심어야 하지만, 통합 도로 시스템은 설계 및 생산 방식의 복잡성을 줄이기 위해 고안된 것입니다.
인티그레이티드 로드웨이의 실베스터 사장은 “도로를 모듈식 조립식 키트로 개조하면 도로 건설이 아니라 도로를 설치하도록 현장에 납품할 수 있다는 것을 오래 전에 깨달았다”고 말했습니다. 그에 따르면, 조립식으로 만드는 가장 큰 이점은, 교통 및 환경에 대한 우려와 위험 때문에, 그리고 시간이 많이 걸리고 전문적인 노동력이 필요해, 현장에서 직접 건설하는 것이 어려운 첨단 기술을 통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입니다.
스마트 포장도로는 전체 국지적 또는 지역 네트워크를 실시간 교통 흐름 지도에 입력하는 것입니다. 실시간 교통 흐름 지도는 연결된 교통신호들을 제어하여 지속적으로 조정해 녹색 신호등 구간을 형성함으로써 교통 흐름이 중단되지 않도록 만듭니다. 또 앞차 무리와 뒷차 무리를 조정하여 교차로에서 교차하는 차들과 충돌하지 않도록 만듭니다.
일상적인 패턴에 대한 트래픽 데이터를 유지보수 모델링과 함께 사용하면 효율성을 최대로 높이기 위해 우회, 경로변경, 차선 폐쇄 및 기타 조정을 계획하는 것이 훨씬 쉬워집니다. 도로사업자들은 운전자들이 무슨 요일에 무엇을 하는지 더 잘 알 수 있고, 언제 그 일을 해야 할지 더 정확하게 알 수 있게 되는 것이죠.
도로사업자는 시간과 장소별로 실제 교통 상황을 보여줌으로써, 교통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모든 의사결정을 할 수 있습니다. 트래픽이 언제 어느 방향으로 많아지는지 등과 같은 정보를 정확히 알면 다른 차선을 시공할 때 단계와 순서를 최적화할 수 있는 것입니다.
전기 자동차에 전기를 무선으로 전달하는 방법에 대한 논의가 스마트 포장도로를 고안하는 단초를 제공했습니다. 무전 전기 충전 기술 뿐만 아니라 다른 서비스 제공도 가능하다는 점을 깨닫게 된 것이죠.
전기 자동차가 보편화되는 미래를 실현하려면, 스마트 포장도로나 그것들과 유사한 시설이 꼭 필요합니다. 더구나 완전 자율 주행 차량의 시대를 바라본다면 더욱 필요한 것이죠.
이러한 스마트 포장 기술을 사용하게 되면 다른 첨단기술과 마찬가지로 수집되는 개인정보로 인해 개인정보 보호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스마트 포장도로가 수집하게 될 도로 이용자들에 대한 데이터와 이를 제3자에게 유출하는 문제 등을 말하는 것입니다.
더 스마트한 자동차와 더 스마트한 도로를 통해 새로운 데이터들이 만들어지고 수집돼 스타벅스나 맥도날드 같은 회사나 심지어 법 집행 기관이 이용하게 될 수도 있는 것이죠. 물론 데이터와 데이터 수집이 본질적으로 나쁜 것은 아니지만, 누가 데이터를 사용하고 무엇을 목적으로 사용할 것인가에 따라 달라집니다.
결국 이문제는 당국의 정책 문제로 귀결됩니다. 예를 들면, 도로사업자가 개인식별정보를 수집할 수 없다는 요건을 계약서에 포함시키도록 하는 것 등이죠.
개인정보 문제를 제외하면 스마트포장도로가 제공하는 데이터 수준은 엄청난 가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도로를 오가는 차량의 종류, 차량 제조사, 모델 등은 기본입니다. 심지어 인구통계학적이고 사회경제적인 프로파일을 제공할 수도 있습니다. 굳이 데이터 주인인 개인을 식별하지 않더라도 수집되는 데이터는 마케팅 고객을 확보하는 데 유용하게 쓰일 수 있습니다.
도로 사업자에게는 도로 건설 시 스마트 포장도로 모듈이 여러 적용 가능성이 있으며, 일부 영역에서는 앞서 나갈 수도 있는 능력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기존의 아스팔트와는 어떻게 결합될 수 있을까요?
아스팔트는 이 환경에서 여전히 큰 역할을 합니다. 아스팔트를 부분적으로 압축한 다음 그 위에 조립식 포장도로 판넬을 까는 기반 역할을 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밑에 있는 공공시설에 접근할 때는 단순히 판넬을 들어내기만 하면 됩니다. 그래서 아스팔트 시공사들도 이 방식이 무선 충전 시설을 설치하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하면 시공이 쉬워져 신기술을 공공기관의 골칫거리로 만들지 않고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지금 당장으로서는 짧은 구간만 있으면 됩니다. 교차로의 정지선 바로 뒤와 같이 교통량이 매우 많은 지역에 설치할 수 있습니다.
지상에 설치하는 전기 자동차 표준 충전소 만으로는 충전 수요를 모두 감당할 수 없습니다. 대도시와 인구 밀집 지역에서는 전기차 소유자가 가정용 충전기를 설치할 수 있는 차고가 없는 경우가 매우 많습니다. 이런 환경은 본질적으로 전기자동차에 부수되는 실질적인 불평등입니다. 이는 단순히 충전시설을 설치할 수 있는 돈이 있고 없고의 문제가 아닙니다. 도로에 무선 충전 구역을 설치하는 것은 사람들이 주거 공간에 자동차 충전 시설을 설치할 능력이 없더라도 미래의 전기 자동차에 접근하는 것이 훨씬 용이해 집니다. 또 다른 이점은 충전 시스템이 매립돼 있어 눈에 띄지 않기 때문에 동네 문제아들의 행패로부터도 안전하다는 것입니다.
미국이 전국 규모의 전기자동차 충전소 네트워크 계획을 발표하자 현재의 전력망 상태와 증가하는 전기 자동차를 충전할 수 있는 전력 수요에 대해 많은 논란이 일었습니다. 텍사스와 같은 주에서는 한여름에 정전사태가 발생해 시민들에게 에어컨을 덜 사용하도록 계도하는 상황이니 논란이 이는 건 당연합니다. 그렇지만 전기 자동차의 수요가 그런 상황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ClimateNexus의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약 250만 대의 미국 전기차가 2021년 총 에너지 생산량의 0.5% 미만을 사용했습니다. 전기자동차의 수가 전체 자동차의 80%를 차지하게 된다면 전체 전력 수요의 약 10-15%를 차지하게 됩니다. 그러나 이수치는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세계 전력 공급은 2026년까지 최소 6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스마트 포장도로는 현재 지역 전력망에 연결되도록 설계되어 있지만, 지역사회에 이익이 될 수 있는 모든 곳에 배치할 수 있으며, 코어 전력 소비가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시스템은 전력 공급원에 구애받지 않습니다. 프로젝트 규모가 현실적인 수준이 되도록 커지자면, 도로 전력 수요가 완전히 지속 가능할 수 있도록 돼야 합니다.
스마트 포장 도로 시스템은 전통적인 가솔린 차량들은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겠지만 비(非)스마트 자동차에서도 데이터 수집은 가능합니다. 스마트 포장 모듈이 설치돼 있어서 빨간 신호등으로 정차해 있을 때 전기차를 충전하고자 한다면 구독서비스 형태로 충전비는 유료로 청구될 것입니다.
모듈 행태로 제작해 도로 바닥에 조립하여 설치하는 미국식 스마트 포장도로 형태는 아니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2014년부터 디지털도로 인프라를 구축해 오고 있습니다. 정부는 2014년부터 2017년까지 대전에서 세종에 이르는 90.7Km 구간에서 C-ITS 시범사업을 완료한 상태입니다. 이후 다른 지역에연이어 실증을 가동하며 디지털 도로 인프라 구축에 대해 속도를 내는 중입니다.
C-ITS는 Cooperative-Intelligent Transport System으로 통합지능형교통시스템을 말합니다. 차량이 주행 중 운전자에게 주변 교통상황과 급정거, 낙하물 등의 사고 위험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시스템입니다. 이를 통해 자동차 대 자동차, 자동차 대 인프라 간 정보를 실시간으로 운전자에게 제공하면서 돌발상황을 미리 대비하며 안전하고 편리한 주행이 가능합니다.
C-ITS는 교통관제 시스템이며 스마트 시티의 기본 골격이기도 합니다. 자율주행 등 모빌리티 전반의 플랫폼 생태계와 강력한 연결고리를 가진 가운데 '반드시 구축해야 할 시스템'인 셈이죠.
다만 이 시스템 구축에는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발생합니다. 또 이후에 다른 방식으로 전환하려고 하면 또 다시 엄청난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초기에 신중한 접근이 요구됩니다. 따라서 성공적인 자율주행 기술 구현을 위해서는 C-ITS에 대한 철저한 분석을 바탕으로 현명한 결정을 내릴 필요가 있습니다.
큰 줄기는 레벨4 자율주행시대에 대비해 전국에 C-ITS를 구축하는 국토교통부 차원의 ‘지능형교통체계 기본계획 2030’과 ‘모빌리티 혁신 로드맵’입니다. 2030년까지 전국 도로를 디지털 전환시키는 것이 목표입니다. 성공적인 사업 추진을 위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손을 맞잡고 C-ITS 전국구축계획을 2021년 8월에 발표한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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