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거품론은 투기적 관점에서 오는 단견일 뿐
짐 켈러, “(AI로 인해) 향후 10년 내 기존 소프트웨어 대부분 사라질 것”
최태원, “AI 거품론에 흔들리지 말고, 차세대 수익모델에 집중해야”
“하이퍼스케일러(hyperscaler, AI 관련 대형 기술 기업)들은 그간 끌어들인 천문학적인 투자가 실제로 수익으로 연결될 수 있음을 증명해야 할 것이다.”
작금의 AI 산업에 대해 한 달 전쯤 미국의 글로벌 투자 은행인 골드만 삭스가 내놓은 평가이자 경고다. 골드만 삭스에 따르면 글로벌 AI 빅테크 기업인 아마존,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은 지난 1년 동안 AI와 관련된 연구 개발 및 자본 지출에 자그마치 3,570억 달러(약 468조원)나 쏟아부었다. 그리고 그중 상당 부분이 AI 인프라 구축에 사용되었다. 골드만 삭스는 노골적으로 이러한 대규모 투자가 실제로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의구심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 만약 기대한 수익이 실현되지 않을 경우, 이러한 기업들의 주가가 하락하게 될 것이라는 경고도 덧붙였다.
골드만 삭스의 날 선 경고는 무엇을 근거로 하는 것일까? 그것은 현재 AI를 사용하여 상품과 서비스를 생산하는 기업은 전체의 5%에 불과하다는 자사의 분석 결과에 따른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도 현재의 AI 열풍이 2000년대 초 닷컴 버블과 유사하다고 주장한다. 당시와 마찬가지로, 현재의 AI 관련 주식은 높은 기대감에 의해 과대평가되고 있으며, 이는 결국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AI 거품론’이다.

AI 거품론이 등장하면서 주식시장이 요동을 치고 있다. 전날에는 주가가 급락하면서 매도 사이드카(거래 일시정지)가 발동하더니 다음날은 반대로 주가가 급등하면서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하는 기 현상마저 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이런 주가의 과다한 등락이 AI 거품론을 증명하고 있다고 말해도 될까?
AI 거품론에는 몇 가지 핵심적 우려가 자리하고 있다. 골드만 삭스의 주장과 같이 AI 연구 개발에 많은 자금을 투입하고 있지만, 그에 상응하는 수익과 이익이 창출되지 않는다면 이러한 투자는 결국 경제적 거품이 되어 증발하게 된다는 것이다. 또 현재 AI 기술의 발전이 무르익었다고는 하지만, 실제로 상업적 응용과 실질적 효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다. 특히 AI 모델이 처리할 수 있는 데이터의 양이나 질에 한계가 있어서 기술의 발전을 제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많은 기업들이 AI 기술에 의존하여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고 있지만, 이들 기술이 실제로 얼마나 많은 시장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우려도 있다.
그렇지만 이러한 AI 거품론에 대해서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대체로 이런 주장이다. AI 기술은 여전히 빠르게 진화하고 있으며, 다양한 산업에서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며 경제적 및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AI 기술은 이미 R&D 단계를 넘어 다양한 행태의 비즈니스 모델로 발전하고 있으며, 이는 단기적인 투자 손익을 넘어 장기적인 경제 성장에 기여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특히 짐 켈러 같은 전문가는 AI가 기존 기술의 한계를 뛰어넘어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이며, 이는 인류에 미증유의 가능성을 열어줄 것이라고 낙관한다. 짐 켈러는 테슬라의 자율주행 칩 'HW3', AMD의 '애슬론'과 '라이젠' 시리즈, 애플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A4'와 'A5'등을 설계한 거물급 반도체 설계자로, 지금은 텐스토렌트의 CEO로서 AI 반도체 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인물이다. 그는 최근 AI와 반도체 산업에 대한 여러 인터뷰에서 “앞으로 10년 내에 기존 소프트웨어의 대부분이 사라질 것”이라는 비상한 전망을 내놓았다. 표면적으로는 ‘AI가 기존 소프트웨어로는 처리할 수 없었던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종류의 애플리케이션과 서비스를 창출해 낼 것이므로, 우리 인간은 더 이상 머리 아프게 프로그램을 직접 짜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우리 삶의 모든 측면을 재구성할 수 있는 무시무시한 잠재력에 대한 육중한 담론이 내포돼 있다.
미래학적 관점에서 단언하건대, 지금 일고 있는 AI 거품론은 AI 산업의 발전을 투기적 시각으로만 바라보는 단견(短見)에 불과하다. 주식은 오르고 내린다. 투기하는 사람은 돈을 따기도 하고 잃기도 한다. 엔비디아의 호시절이라고 투자자 모두가 수익을 얻지는 못한다. 그것이 게임의 법칙이다. 그렇지만 AI 기술은 게임꾼의 마음에 따라 움직이는 한때의 열풍이 아니다. AI라는 태풍은 과거 세 차례의 산업혁명에서는 익히 볼 수 없었던 ‘혁신적·파괴적·총체적·초월적···’ 영향력으로 인간 사회를 근본적으로 뒤집을 거대한 흐름으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산업혁명을 뛰어넘어 세상을 송두리째 바꿔놓을 인류의 ‘문명 혁명’을 촉발시키면서 말이다.
그런 점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일갈은 새겨들을 만하다. “AI 거품론에 흔들리지 말고, 차세대 수익모델에 집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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