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산업혁명과 준비된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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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산업혁명

인간과 인공지능 중 누가 더 '경제적 존재'일까? (ft. AI 경제학)

준비된 미래 2023. 5. 5. 23:06

인간과 인공지능 중 누가 더 '경제적 존재'일까? (ft. AI가 앗아가는 인간의 역할)

 

인공지능은 생산성과 경제 성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모든 사람들에게 공평하게 한층 업그레이드 된 자동화 시대를 열어줄까요? 아니면 우리 사회의 골칫거리인 양극화와 같은 불평등 문제를 더욱 심화시키게 될까요? 그리고 그것이 우리 인간들의 역할에 어떤 의미를 주게 될까요?

 
지난해인 2022년 11월 30일 오픈AI라는 회사가 인공지능 챗봇인 챗GPT를 출시해 전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챗봇은 대화형 인공지능의 한 형태인데요. 우리가 카톡을 통해 메시지로 대화하듯이, 인공지능 대화창에 메시지를 보내면 인공지능이 인간과 똑같이 답변 메시지를 보내오는 방식입니다. 인공지능과 글로 대화를 하는 형태라서 채팅봇이라 하는 것입니다. 이 글을 음성으로 바꾼다면 아마존 알렉사나 구글 홈, SKT의 누구, 네이버와 카카오의 클로바와 같은 인공지능 스피커가 되는데, 성능은 월등히 뛰어나겠죠. 또 움직이는 로봇에게 챗봇을 적용해 음성으로 변환한다면 인간과 흡사한 매우 똑똑한 휴모노이드 로봇이 될 것입니다.
 

 
챗GPT의 출시가 갖는 의미는, 이미 70여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인공지능의 연구와 발달사에서 처음으로 가장 최신의 인공지능 연구 결과를 일반인에게 서비스 형태로 공개했다는 점입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앞으로 인공지능이 인간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사전 탐험하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미래를 엿보는 창 역할을 하게 된 것입니다.
 
챗GPT가 출시된 지 이제 몇 달 지났습니다. 그 사이 우리 사회 곳곳에서, 그리고 거의 모든 미디어에서 챗봇에 대한 논의가 뜨겁게 달아올랐습니다. 챗GPT는 워낙 파급력이 커 그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이들이 많기 때문인데요. 우리는 이탈리아가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챗GPT를 금지시키고, 일론 머스크와 같은 기술전문가 1,000여명이 인공지능의 잠재적 위험성을 경고하며 AI 시스템 개발을 최소 6개월간 잠정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심지어 2001년부터 AGI 즉 범용인공지능 전문가로 활동해 온 엘리저 유드코프스키 같은 사람이 AI 연구·개발 전체를 영구 중단해야 한다며, 악성 인공지능과 연결된 데이터 센터를 가차없이 폭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챗봇을 통해 흘낏 엿보는 우리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요? 인공지능은 생산성과 경제 성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모든 사람들에게 공평하게 한층 업그레이드 된 자동화 시대를 열어줄까요? 아니면 우리 사회의 골칫거리인 양극화와 같은 불평등 문제를 더욱 심화시키게 될까요? 그리고 그것이 우리 인간들의 역할에 어떤 의미를 주게 될까요?
 

 
이미 이러한 질문에 답하기 위해 수년간 연구해 온 경제학자들도 있습니다. 물론 전문성을 갖춘 경제학자들이라고 해서 확정적으로 답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긴 합니다. 그래도 AI가 초래할 미래 가운데 사회경제적 측면에 대한 힌트를 얻고자 이 시간에는 시청자 여러분들과 함께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볼까 합니다.
 
지난 50년 동안 전 세계 노동자들이 얻는 소득의 비중은 그들 국가의 총수입에서 점점 더 작아지고 있습니다. 동시에 동일한 노동력과 생산재를 투입해 생산할 수 있는 생산량을 의미하는 생산성의 성장은 계속해서 둔화되어 왔습니다. 그렇지만 이 시기에 IT 기술과 자동화는 엄청난 발전을 이뤘습니다.
 
발전된 기술은 일반적으로 생산성을 증가시킵니다. 이러한 이점을 제공하지 못하는 컴퓨터 혁명은 경제학자 로버트 솔로가 주장한 ‘생산성의 역설’에 빠지게 됩니다. 솔로는 컴퓨터의 등장을 비롯한 새로운 정보 기술이 생산성 증대에 그다지 기여하는 것 같지 않다고 주장했는데요. 이러한 솔로의 지적은 정보기술의 생산성 제고 효과에 대한 근본적인 의심을 담고 있었는데, 여기서 촉발된 논쟁은 인공지능으로 인해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국면에 진입하고 있는 현시점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인공지능이 오랜 세계의 생산성 침체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까요? 그리고 만약 그렇다면, 누가 이득을 얻게 될까요? 많은 사람들이 이 질문들에 대해 궁금해합니다.
 
컨설팅 회사들은 대부분 AI를 경제적 만병통치약으로 그려왔지만, 정책 입안자들은 잠재적인 일자리 감소에 대해 더 우려하고 있습니다. 경제학자들은 인공지능이 가져올 미래 예측에 더욱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경제학자들의 태도는 AI 기술이 앞으로 어떻게 발전할지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철도, 전기화된 운송, 삶의 모든 부분에서 컴퓨터와의 통합 등 지금까지 진행돼 온 기술적 도약과 비교해 볼 때 인공지능의 발전 속도는 훨씬 빠릅니다. 그리고 자본도 훨씬 적게 투자됩니다. 그 이유는 인공지능은 하드웨어의 발전 보다는 소프트웨어의 혁명이기 때문입니다. 컴퓨팅 장치, 네트워크 및 클라우드 서비스와 같은 필요한 인프라의 상당 부분이 이미 마련되어 있습니다. 물리적 철도나 광대역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 걸리는 많은 시간이 인공지능에는 필요하지 않습니다. 챗GPT와,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는 유사 소프트웨어를 스마트폰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개발된 AI를 활용하는 데도 상대적으로 비용이 적게 들기 때문에 진입 장벽이 크게 낮아집니다. 이렇다 보니 인공지능이 세상에서 어느 영역에 얼마만큼 영향을 미칠 것인지 예측하기 더 어렵습니다.
 
AI는 교육 및 개인 정보 보호에서 글로벌 무역 구조에 이르기까지 많은 분야에서 우리가 일을 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꿀꾸게 될 것입니다. 인공지능은 경제의 개별적인 요소뿐만 아니라 구조 자체를 바꿀 수도 있습니다.
 
그러한 복잡하고 급진적인 변화에 대한 적절한 모델링은 극도로 어려울 것이며, 아직 아무도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모델링 없이는 경제학자들은 경제 전반에 미칠 수 있는 영향에 대한 명확한 설명을 해낼 수 없습니다.
 

 
경제학자들은 인공지능의 영향에 대해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지만, 인공지능이 이 사회의 경제적 불평등을 증가시킬 것이라는 것에는 경제 연구 분야에서 일반적인 동의가 있습니다.
 
그 예로, 노동보다 자본이 갖는 이점이 점점 더 커짐에 따라 노동의 역할과 가치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영국 매체인 인사이더 보도에 따르면 어떤 근로자들은 챗GPT가 자신들의 업무 가운데 80%를 대신할 수 있음을 솔직히 인정했다고 합니다. 그것만은 아닐 것입니다. 아마도 지금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일자리 가운데 챗GPT가 100% 다 할 수 있는 일자리들도 많을 것입니다. 이것은 자본이 인간에게 투자되기 보다 인공지능과 같은 자동화 기계에 쏠리는 결과를 가져올 게 분명합니다. 그만큼 인간의 노동력 가치가 위기에 처하게 되는 것이죠.
 
그렇게 되면 세금 수입이 줄어 정부의 재분배 능력을 약화시키는 쪽으로 흘러갈 수도 있습니다.
 
현재까지 대부분의 경험적 연구는 AI 기술이 전체 고용을 감소시키지는 않을 것이라는 연구결과를 내놓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자리 개수가 아닌 근로자들의 소득에 초점을 맞춰본다면 이야기가 좀 달라집니다. 비숙련 노동으로 가는 소득은 갈수록 감소될 것이므로 사회 전반에 걸쳐 불평등을 증가시킬 것입니다.
 
더욱이 AI로 인한 생산성 증가는 고용 재편과 무역 구조조정을 야기할 것이며, 이는 국내에서 그리고 국간 간 불평등을 더욱 증가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될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이렇게 예견되는 불평등 문제는 AI 기술 채택되는 속도를 제어해 사회 및 경제 구조 조정 속도를 늦춤으로써 어느 정도 지연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인공지능이 가져올 상대적인 패자와 수혜자 사이의 부의 재분배를 위한 준비 시간을 벌 수 있습니다.
 
로봇공학과 인공지능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수반하게 되는 기회의 불평등 문제에 대해 정부는 소득 불평등과 그 부정적인 영향을 완화할 수 있는 정책을 시행하게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인공지능이 우리 사회를 점령한 후에 우리 인간에게 남겨지는 것은 무엇일까요?
 
저명한 경제학자 제프리 삭스(Jeffrey Sachs)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AI 시대에 인간이 할 수 있는 것은 단지 인간이 되는 것이다. 왜냐하면 이것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로, 로봇이나 AI는 절대로 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게 정확히 무슨 뜻일까요? 적어도 우리가 지금 이야기하는 경제적 측면에서는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요?
 

제프리 삭스( Jeffrey Sachs)

 
전통적인 경제 모델링에서 인간은 보통 "노동"과 동의어로 간주되는 동시에 최적화를 이뤄내는 의사결정의 주체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인공지능 기계가 인간과 똑같이 노동을 수행할 뿐만 아니라 의사결정을 내리고 심지어 아이디어까지 창조할 수 있다면, 대체 인간에게 남은 것은 무엇일까요?
 
인공지능이 부상하면서 발생하는 이런 문제 때문에 경제학자들은 경제 모델링에서 인간의 역할을 더 복합적으로 발전시키고 “경제주체”의 개념을 더욱 정교하게 다듬도록 만들고 있습니다. 경제주체는 시장경제에서 경제활동을 하는 행위자인 가계, 기업, 정부 등을 일컫는 말인데요. 특히 자기의 의지와 판단에 의해 경제활동을 하는 행위자를 지칭합니다.
 
신고전주의 경제학자들은 인간을 합리적 경제활동을 하는 동물, ‘호모 에코노미쿠스’로 가정합니다. 미국 경제학자 데이비드 파크스(David Parkes)와 마이클 웰먼(Michael Wellman)은 “경제적 합리성과 인공지능”이라는 논문을 통해 인공지능 세계에서 경제 주체로서의 인공지능은 인간 세계에서 인간이 경제 활동을 하는 것보다 훨씬 경제이론에 맞게 행동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들은 경제주체로서의 인공지능을 사람과 비교해 이렇게 묘사합니다.
 

"인공지능은 사람들보다 이상적인 합리적 경제행위를 더 잘 따르며, 인간을 위해 만들어진 규칙과 인센티브 시스템과는 상당히 다른 새로운 규칙과 인센티브 시스템을 통해 상호 작용합니다."

 
이런 주장을 받아들인다면 신고전주의가 가정하는 가장 합리적인 경제주체인 호모 에코노미쿠스는 인간 보다는 오히려 인공지능에 가깝다고 할 수 있는 것이죠.
 
그러므로 요점은 경제학에서 "인간"이 무엇인지 정의함에 있어 호모 에코노미쿠스 보다 더 나은 개념을 찾아내는 것이, 인공지능이 인간의 경제에 가져올 새로운 특성들을 이해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고는 인공지능 시대가 도래했을 때 경제적인 측면에서 인간이 설자리는 점점 좁아들게 될테니까요.
 

 
인공지능이 우리에게 근본적으로 새로운 생산 기술을 가져다 줄까요, 아니면 기존의 생산 기술을 개선하게 될까요? 인공지능은 단순히 노동 또는 인적 자본의 대체물일까요, 아니면 경제 시스템에서 독립적인 경제 주체일까요?
 
인공지능이 가져올 미래의 모습을 조금 더 정확하게 엿보기 위해서는 이 질문에 먼저 답할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