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산업혁명과 준비된 미래

급속한 4차산업혁명 기술의 발전이 우리 삶을 송두리째 바꾸고 있습니다. 변화의 트랜드를 따라잡는 것이야말로 가장 좋은 생존전략입니다.

4차산업혁명 기술

아마존 창업자가 주목한 K-배터리, 전기차 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 열다

임정혁의 뉴노멀 2025. 5. 1. 20:48

20254,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한 획을 그은 뉴스가 전 세계 산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투자한 전기차 브랜드 '슬레이트(Slate)'한국의 SK온과 4 원 규모의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한 것입니다. 이는 단순한 협력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전기차 산업의 주도권이 바뀌고 있다는 신호이자, 한국 배터리 기술의 전략적 가치를 세계가 다시 한번 확인한 순간입니다.

 

테슬라에 도전장을 내민 베이조스, K-배터리가 그 무기

 

슬레이트는 베이조스가 리비안(Rivian)에 이어 두 번째로 투자한 전기차 기업입니다. 이름부터 범상치 않은데, 테슬라(Tesla)의 철자를 재배열한 '애너그램'이라는 점에서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를 정면으로 겨냥한 '선전포고'로 읽힙니다.

 

슬레이트가 출시할 신형 전기차에는 SK온의 하이니켈 NCM 배터리가 탑재될 예정입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베이조스가 이미 리비안에 투자하면서 삼성SDI 배터리를 선택한 바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처럼 베이조스는 주요 한국 배터리 기업들과 연이어 손을 잡으며 전기차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SK온과 슬레이트 간의 전략적 파트너십은 전기차 시장의 새로운 판도를 예고한다. 사진은 Slate의 CEO 크리스 바만(Chris Barman)과 SK온의 CEO 이석희

 

전기차 가격에서 배터리가 차지하는 비중, 왜 중요한가?

 

전기차의 가장 핵심적인 부품은 무엇일까요? 당연히 '배터리'입니다. 배터리는 단순한 부품의 의미를 넘어서 전기차의 성능은 물론 가격, 주행거리, 안정성, 충전 속도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핵심 스펙을 좌우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배터리가 전기차 가격의 30~40%를 차지한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내연기관차에서 엔진과 변속기가 차지하는 비중보다 훨씬 더 큽니다.

 

배터리 가격이 왜 이렇게 비쌀까?

 

전기차에 들어가는 배터리는 대부분 리튬이온 배터리입니다. 이 배터리는 리튬, 니켈, 코발트, 망간 등 고가의 희소 금속을 기반으로 만들어집니다. 여기에 안전성과 내구성을 확보하기 위한 화학적 공정과 고도의 정밀한 제조 기술이 더해지면서 생산단가가 높아집니다.

 

  • 2023년 기준, 배터리 팩의 평균 단가는 kWh당 약 139달러였습니다.
  • 보통 전기차에는 60~80kWh의 배터리가 들어가므로, 배터리만으로 약 8,000~11,000달러, 우리 돈으로 약 1,100만~1,500만 원에 이릅니다.

 

이처럼 배터리는 단일 부품으로는 전기차에서 가장 큰 비용을 차지하는 '고비용 부품'입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비중은 줄어드는 중

 

과거에는 배터리가 전기차 가격의 절반에 가까운 50% 이상을 차지하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기술의 발전과 양산 규모의 확대, 공급망 최적화 덕분에 이 비중은 점점 낮아지고 있습니다.

 

연도 배터리 가격 (kWh당) EV 원가 내 배터리 비중
2010 약 1,200달러 약 50%
2015 약 350달러 약 40~45%
2020 약 150달러 약 35~40%
2023 약 139달러 약 30~35%
2027(예상) 100달러 이하 약 20~25% 이하 가능
 

 

 

이러한 하락세는 배터리 제조 기술의 혁신 덕분입니다. 예를 들어,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는 기존 NCM 배터리에 비해 원가가 낮고, 안정성도 높아지면서 저가형 EV에 많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또한 최근에는 실리콘 음극, 전고체 배터리, '셀 투 팩(Cell-to-Pack)'이나 '셀 투 섀시(Cell-to-Chassis)' 같은 구조 혁신 기술이 개발되고 있어, 향후 배터리 비중은 더 낮아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배터리 비중이 낮아져도 여전히 전기자동차 핵심부품

 

비중이 줄어든다고 해서 배터리의 중요성이 낮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전기차는 엔진이 없기 때문에 배터리와 모터가 곧 차량의 심장입니다. 배터리는 여전히 차량 성능의 핵심 요소이자, 제조사들의 기술력과 브랜드 경쟁력을 판가름하는 기준이 되고 있습니다.

 

또한, 소비자 입장에서 가장 민감한 두 요소인 가격과 주행거리는 배터리의 효율성과 용량에 달려 있습니다. 따라서 기술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배터리는 여전히 전기차 원가 구조에서 '전략적 중심'을 차지하고 있는 것입니다.

 

베이조스가 SK온을 선택한 이유는?

슬레이트는 단순한 전기차 스타트업이 아닙니다. 테슬라를 정면으로 겨냥한 이 회사가 핵심 파트너로 SK온을 선택한 데는 여러 전략적 이유가 있습니다.

 

SK온의 강점:

  • 하이니켈 NCM 배터리 기술력 : 고에너지 밀도와 빠른 충전, 긴 수명을 동시에 확보한 고급형 배터리 기술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 테슬라에 공급하지 않는 독립성 : SK온은 테슬라에 배터리를 공급하지 않는 몇 안 되는 주요 배터리 제조사 중 하나로, 슬레이트에게는 전략적 차별화 요소가 됩니다.
  •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충족 : 미국 내 단독 공장 가동 중이며, 포드·현대차와 합작 공장도 건설하고 있어 미국의 '국내 생산 제품 우선' 정책 요건을 충족합니다.
  • 글로벌 공급망 안정성: 미국 시장 내 '현지 생산' 요건을 충족하는 소수의 공급업체로서 안정적인 배터리 조달을 보장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조건을 만족하는 SK온은 단순한 공급업체를 넘어 슬레이트의 북미 전략 전체를 지지하는 인프라 파트너라 할 수 있습니다.

 

베이조스의 선택은 EV 생태계 전략의 일부

베이조스가 슬레이트에 거는 기대는 단순히 테슬라를 견제하는 수준을 넘어섭니다. 아마존은 이미 AI 음성비서 알렉사, 클라우드 플랫폼 AWS, 자율주행기술 Zoox, 위성 인터넷 프로젝트 Kuiper 등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모두를 슬레이트 EV와 연결해 하나의 통합 모빌리티 플랫폼을 구축하려 하고 있습니다.

 

그 핵심 동력이자 에너지원이 바로 SK온의 K-배터리입니다. 슬레이트의 전기차는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니라, 베이조스의 거대한 기술 생태계를 도로 위로 확장하는 전략적 플랫폼이 될 것입니다.

 

K-배터리가 이끄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미래

 

한국 배터리 기업, 특히 SK,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로벌 3대 배터리 공급사로 확고한 위상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기술력과 생산 능력은 전 세계 전기차 시장의 성장과 발전을 뒷받침하는 핵심 동력입니다.

 

업계 전문가들은 "글로벌 전기차 기업들이 한국 배터리 기술 없이는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어려운 시대가 됐다"고 평가합니다. 베이조스가 SK온을 택한 것도 이 흐름의 연장선입니다.

 

일론 머스크가 최근 다시 테슬라 경영에 본격 복귀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전기차 시장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기차 브랜드 간의 경쟁은 단순한 자동차 기술이 아니라, 어떤 배터리 기업과 손잡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리는 시대가 될 것입니다.

 

그 중심에 대한민국의 K-배터리가 서 있습니다.

 

결론: 전기차 혁명의 심장, K-배터리

 

베이조스와 SK온의 4조 원 규모 파트너십은 단순한 공급 계약 이상의 의미를 지닙니다. 이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는 신호이자, K-배터리의 기술적 우수성과 전략적 중요성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준 사건입니다.

 

전기차 원가에서 배터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30%를 넘는 상황에서, K-배터리는 이제 단순한 부품이 아닌 글로벌 전기차 혁명의 '심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테슬라와 슬레이트, 머스크와 베이조스 간의 경쟁이 어떻게 전개될지, 그리고 그 중심에 선 K-배터리의 역할이 어떻게 확장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