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스카이라인에는 높이 경쟁을 일삼으며 초고층빌딩들이 시시각각으로 추가되고 있습니다. 왜 사람들은 이처럼 초고층 건물을 짓는 것일까요?
하늘에 도달하듯 높이 오르고 싶은 인류의 욕망은 오래전부터 존재해 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구약성경에 등장하는 바벨탑에서 그 기원을 찾을 수 있겠는데요. 사람들은 하늘 높이 올라가 신과 동등해지자는 생각으로 바벨탑을 짓다가 신으로부터 언어가 여러 개 갈라지는 벌을 받고 각지로 흩어졌다는 내용입니다.
고층건물을 의미한 한자어인 '摩天樓'와 영어 'Skyscraper'는 뜻이 거의 같으며, 둘 다 뜻은 '하늘에 닿아 하늘을 문지른다'는 뜻입니다.
이 시간에는 초고층 건물 건축이 단순히 인간의 본연적 욕망에 따른 것인지 아니면 또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인지 건축전문가인 일리노이대 건축학과의 압바스 아민만수르 교수 이야기를 들어볼까 합니다. 아민만수르 교수는 고층건물 설계 전문가이며, 이 분야 세계 석학으로 평가 받습니다.
왜 사람들은 초고층 건물을 지으려고 하는 것일까?
그에 따르면, 초고층 건물이 들어서는 주된 이유는 도시 지역에 주거용과 상업용 공간이 모두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매달 약 1천만 명의 사람들이 도시 지역으로 이동합니다. 그렇지만 도시에는 땅이 한정돼 있어 개발자들로 하여금 고층, 초고층, 심지어 초초고층 빌딩을 짓게 만듭니다.
이와 함께 일부 개발자와 입주자들은 다른 사람들보다 더 높은 건물을 짓고 싶어하거나 초고층 건물에 콘도나 사무실 주소를 갖고 싶어 하는 성격을 지니고 있기도 합니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높은 빌딩을 포함한 스카이라인이 있는 도시를 미래 지향적이고 번영하는 도시로 여깁니다. 현실적으로도 높은 건물들은 더 많은 기업들을 불러들이고 지역 경제에 도움을 주면서 새로운 발전을 견인하는 견인차라는 것이 증명돼 있습니다. 어떤 고층 빌딩들은 완공된 후 투자 및 보험 회사의 포트폴리오에 포함됨으로써 개발 이익 이상의 경제적 이익을 낳기도 합니다.
초고층 건물을 지을 때 직면하는 어려움은 무엇일까?
그러나 고층 건물을 짓는 데는 극복해야 할 어려움도 많습니다. 건물의 높이가 높아질수록 바람이나 지진의 영향을 더 크게 받기 때문에 ‘드리프트’라고 부르는 횡방향 움직임을 잘 제어해야 합니다. 따라서 건물 본연의 무게와 내용물 무게를 지탱하는 데 필요한 구조를 넘어 빌딩의 움직임이 허용된 범위 안으로 유지되도록 추가 구조가 필요해 지는 것이죠. 건물이 과도하게 움직이면, 비록 안전상으로는 문제가 되지 않을 수는 있지만, 건물 안에 사는 사람들이 어지러움을 느끼고, 건물 벽이나 배관, 엘리베이터 시설에 손상을 줄 수 있습니다.
다음은 엘리베이터 시스템 설계입니다. 고층 건물은 사용자에게 합리적인 대기 시간을 제공할 수 있는 충분한 엘리베이터가 필요합니다. 동시에, 엘리베이터 설치 공간은 모든 층에서 건물 면적의 일부를 차지합니다. 이는 소유주에게 잠재적인 수익 손실이 됩니다. 최근에는 엘리베이터 캡(사람이 타는 공간)이 특정 층에서 수직뿐만 아니라 수평으로 이동하여 둘 이상의 엘리베이터 캡이 동일한 샤프트에서 작동할 수 있도록 하여 효율성을 높이는 혁신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기계적 측면에서는 거주자가 사용할 수 있도록 온도가 조절된 공기와 물을 매우 높은 높이로 공급해야 하며, 화재 진압 시스템도 필요합니다. 높은 건물의 바닥에 있는 파이프의 수압은 상상을 초월할 만큼 셉니다. 그렇기 때문에 수압을 견디며 작동하기 위해서는 무겁고 거대한 자재와 장비가 필요합니다. 시공의 측면에서 보면 건축 자재를 높은 곳으로 전달해야 하므로 특수 장비와 전문 지식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어려움은 이미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필요한 솔루션이 충분히 나와 있습니다. 요는 건축가, 구조 엔지니어, 기계 엔지니어, 그리고 건설업자 등 관련 전문가들이 프로젝트가 통합된 협업을 통해 구현하고자 하는 건축적 목표를 달성하고, 시공 비용을 줄이며, 운영 비용을 최적화한 경제적 건물을 설계하는 것입니다.
초고층 건물은 저층 건물만큼 에너지 효율적이고 지속 가능할까?
고층 건물들은 일반적으로 최고의 전문가들에 의해 설계되므로 최대한 효율적이고 경제적으로 건축됩니다. 그렇지만 저층 건물들에 비하면 지속가능성은 떨어집니다. 예를 들어, 현대의 높은 건물들은 외벽에 상당한 양의 유리로 시공이 되는데요. 유리는 열 흡수와 열 손실 측면에서 에너지 효율이 좋은 재료는 아닙니다.
그리고 앞에서 이야기한 과제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초고층 건물이 드리프트를 제한할 수 있을 정도로 단단한 구조를 가지려면, 총 바닥 면적이 비슷한 저층 건물에 비해 훨씬 더 많은 구조 보강용 재료가 필요하게 됩니다. 따라서 다른 건물에 사용하는 동일한 측정 잣대, 예를 들면 에너지 소비량, 사용된 건축자재 양, 건설 중 소비된 인력과 에너지, 사용 가능한 바닥 면적의 단위 면적당 ‘탄소 발자국(일상생활 속에서 만들어 내는 온실가스, 특히 이산화탄소의 양)’ 등과 같은 잣대로 비교해 보면 건물이 높아질수록 저층 건물에 비해 지속가능성은 그 만큼 낮아집니다.
하지만, 다른 측면, 즉 압바스 교수의 ‘대체적 지속가능성 효과(considerable sustainability impact)’ 측면에서는 이점이 있습니다. 서울 시내 한복판에 400세대 규모의 주거용 고층 건물이 있다고 칩시다. 만약 이와 동일한 세대의 주택이 교외에 지어진다면, 그들은 상당한 양의 땅을 차지할 것이고, 아마도 농경지일 것이며, 새로운 도로, 물, 하수, 전기, 가스 및 기타 서비스와 같은 중요한 기반 시설을 필요로 할 것이며, 많은 양의 건축 재료를 필요로 하고, 그로 인해 탄소 발자국도 상당할 것입니다. 게다가, 도로 및 기타 기반 시설의 수리 및 유지보수, 도로에 더 많은 차량, 연료 소비 및 매연 발생, 통근 시간 및 기타 요인 등 많은 문제들이 발생할 것입니다.
요컨대, 높은 건물들은 낮은 건물들만큼 지속 가능하지는 않지만, 대체적 지속 가능성 효과는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지속가능성을 고려할 때, 고정된 틀에서 벗어나 생각할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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