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전환 03] 건설산업에서의 디지털 전환

인공지능, 기계 학습 또는 로봇 공학과 같은 최신 기술이 건설 산업에도 스며들고 있습니다. 다른 산업 분야와 마찬가지로 건설 산업에서도 디지털 전환이 이루지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아직은 변화의 시작일 뿐입니다. 왜냐하면 건설의 미래는 디지털이기 때문입니다.

 

 

건설산업에서 디지털 전환이란?

 

그렇다면 건설 산업에서 디지털 전환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디지털 전환은 아날로그 정보의 디지털화에서부터 출발하는데요. 일반적으로 3단계의 디지털화 수준으로 구분합니다.

 

첫째 단계는 정보 디지털화 즉 Digitization입니다. 기존 아날로그 자료와 콘텐츠를 디지털화하는 것으로서 여기서도 2 단계로 구분할 수 있는데, 1단계는 기존 종이 기반의 도면을 CAD로 디지털화 하는 ‘단순 디지털화’ 단계이며, 2단계는 건축정보모델링인 BIM과 같이 도면의 형상뿐만 아니라 구현하고자 하는 시설물의 정보까지 담아내는 ‘분석 가능 디지털화’ 단계입니다.

 

두 번째 단계는 업무 디지털화 즉, Digitalization입니다. 자료나 정보를 디지털화함에 따라 기존의 업무 체계가 달라져서 새로운 업무 범위와 조직, 프로세스가 적용되는 디지털화 단계입니다. 업무를 통합하는 디지털화된 시스템이 도입되면 중복되거나 불필요한 프로세스들이 제거되고 가장 효율적인 업무 프로세스로 전환할 수 있기 때문에 디지털화를 통한 업무 혁신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최종 단계는 디지털 전환 즉, Digital Transformation입니다. 디지털화를 통해서 기존 사업 영역을 벗어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구현하는 단계입니다.

 

건설 산업에서 진행되고 있는 디지털 전환은 디지털 도구, 건설 공정의 자동화, 디지털 프로젝트 커뮤니케이션 등 다방면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디지털 전환의 물결 덕분에, 건설 프로세스와 관련한 방대한 양의 데이터도 이제는 클라우드 컴퓨팅을 통해 효율적으로 구조화되어 축적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발전은 단순히 디지털 데이터를 수집, 제공, 처리하는 것이 아닙니다. 소셜 네트워크를 예로 들면, 모든 산업 부문이 이제 SNS 활동을 통해 디지털화되어 투명한 형태로 소통하기 때문에 건설 산업에서도 디지털 소통은 마찬가지로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건설 산업에서의 디지털 전환은 건설 계획, 건설의 실행 또는 시공, 문서작업, 통신 등 모든 업무가 인터넷을 통해 이루지는 보편적인 프로세스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오늘날,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뛰어넘는 소통 채널과 디지털 인프라는 건설 산업에서도 필수적 요소가 되어 가고 있습니다.

 

 

건설 산업에서 디지털 전환이 주는 기회 요인

 

그러나 건설 산업의 디지털 전환은 건설회사나 개인들에게 유망한 기회를 제공하면서 동시에 극복해야 할 어려움도 많이 안겨줍니다.

 

먼저 디지털 전환이 가져오는 기회 요인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첫 번째는 건설 공정을 보다 효율적이고 단순화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새로운 프로세스 구조 덕분에 건설 계획과 건설 프로젝트들이 보다 투명해져 신뢰할 수 있게 되고,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이 점점 낮아지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실제 건물에 대해 디지털 가상공간에 디지털로 똑같이 만들어주는 디지털 트윈 소프트웨어를 들 수 있습니다. 건설 프로젝트의 이해당사자들은 이러한 디지털 모델을 사용하여 데이터를 기록하고 관리하며, 건물의 변화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 기회 요인은 건물의 친환경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점입니다. 디지털 모델은 ‘환경 발자국’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환경 발자국’은 인간의 활동이 자연에 미치는 영향을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건물 설계는 건물의 요구사항에 따라 디지털 방식으로 빠르게 계산되고 조정됩니다.

 

세 번째는 프로세스가 자동화됨으로써 워크플로우가 점점 빨라진다는 점입니다. 클라우드 솔루션은 단지 종이만 절약하게 해주는 것이 아닙니다. 유지보수 프로세스에 대한 알림과 같은 소소한 일을 대신해 주기 때문에 건설 프로젝트에서 민첩하고 효율적인 협업을 가능하게 합니다.

 

건설 산업에서 디지털 전환이 주는 어려움

 

그렇다면 건설 산업에서 디지털 전환을 이루는 데는 어떤 어려움이 있을까요?

 

첫째는 직원들이 디지털 업무에 필요한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을 익혀야 한다는 것입니다. 디지털 솔루션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사내에 전문가가 있어야 하고, 직원들은 기본적인 지식을 갖춰야 합니다. 독일 건설팅 그룹인 PwC가 내놓은 '2021년 독일 건설산업이 직면한 과제'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독일 건설업계는 디지털 프로세스를 받아들이는 것과 적절한 사이버 보안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합니다.

 

둘째는 과거의 아날로그 세계와 미래의 디지털 세계를 연결할 수 있어야 합니다. 건설 산업은 지금까지 대표적으로 아날로그로 세계 속에서 존재해 왔습니다. 그래서 이제 디지털 전환을 이루려고 하면 네트워크나 다른 디지털 요소들을 구축하는 데 큰 어려움이 따르는 것입니다.

 

셋째는 디지털 전환에 과감한 투자를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디지털 전환에 성공하려면 가뜩이나 힘든 비즈니스 환경에 처해있는 건설 산업이 별도로 시간과 금융자원을 투입해야 합니다.

 

건설 산업이 디지털 전환 시 직면하게 되는 이러한 어려움은 결국 더 나은 생산성을 향한 장애물이라고 볼 수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디지털 기술을 사용함으로써 중장기적으로 비용을 절감하고. 지속적으로 고객의 만족도를 높이며,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면,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성공해야 하는 과제입니다.

 

지금 건설 산업의 디지털 전환은 어느 단계까지 와 있나?

 

건설 산업의 디지털 전환은 자동차 산업이나 기계, 플랜트 엔지니어링과 같은 다른 분야에 비해 훨씬 뒤쳐져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PwC 보고서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건설산업의 디지털 전환이 상당히 지체됐음을 보여줍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1990년대부터 건설산업 디지털화를 위한 많은 노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산업에 비해서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또 4차 산업혁명에 따른 건설산업의 새로운 상품과 사업 영역으로서 스마트홈과 스마트 시티 등이 있으나, 디지털 전환 관점보다는 마케팅 관점에 머물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건설산업에서 디지털 전환이 이루어질 적기가 도래했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했지만 기초지식의 부족으로 신기술의 잠재력이 충분히 활용되지 못한 것입니다. 기술에 내재된 잠재력과 숙련근로자의 실제 기술 사이에 존재하는 간극이 크다는 의미입니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건설산업 내 모든 주체들은 산업의 모든 단계에서, 그 가운데서도 특히 건축 계획 부문에서 한 발 한 발 디지털 전환을 이뤄가고 있습니다.

 

머지않아 건설 산업에서 디지털화 없이는 아무것도 작동하지 않게 될 것입니다. 디지털 전환에 꼭 필요한 기반은 클라우드 애플리케이션입니다. 이를 통해 대량의 데이터를 중앙 서버에 저장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축적되는 데이터는 나중에 공장이나 현장에서 표준화된, 자동화된 제조 및 건설 공정의 필수 요건이 될 것입니다. 따라서 건설 부문의 디지털화 없이는 건설 산업 제조는 큰 위기를 맞을 수 밖에 없습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펴낸 우리나라 건설산업의 디지털 전환에 관한 2022년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종합건설업체의 경우 디지털 전환 측면에서 양극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30위권까지는 디지털화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나, 31위권 이하에서는 매우 수준이 낮은 것으로 나타난 것이죠. 좀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1~10위권 기업은 건축정보모델링인 BIM을 대부분 사용하고 있고, 경영정보시스템 MIS와 건설정보관리시스템 PMIS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또, RFID, 생체인식 기술, 드론, 3D 스캐너, 스마트 센서, 가상현실 등 스마트 건설기술들을 일부 적용하고 있습니다. 11~30위권 기업은 절반 정도의 업체가 BIM을 사용하고, PMIS는 보유하지 않은 업체가 다수이며, 스마트 건설기술도 일부 사용하는 업체가 있습니다. 31위권 이하 기업은 전체 업무의 70%를 엑셀 등 범용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수행하고 있습니다. ERP나 PMIS 등을 사용하는 비율은 20%가 채 되지 않고, 공정관리 소프트웨어인 P3 등 업무에 특화된 전용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경우도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건설산업이 당면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급히 필요한 것은 바로 인프라, 기업의 관심, 숙련된 근로자, 건설업자의 역량 등 네 가지입니다. 디지털 인프라에는 디지털 도구가 포함됩니다. 디지털 도구를 활용하면 건설 프로젝트의 계획과 실행 과정을 혁신할 수 있습니다.

 

건설산업의 디지털 전환 트렌드

 

현재 건설산업에서 이루지고 있는 디지털 전환의 트렌드를 짚어보겠습니다.

 

첫째 트렌드는 위에서 말한 BIM 즉 건축정보모델링 활용입니다. BIM은 현대의 건설산업을 선도하는 기술로, 실제 건물의 디지털 트윈을 만들어주는 소프트웨어를 통해 작동합니다. BIM을 사용하면 가상공간을 통해 건설 공사, 장비, 유지보수, 수선 등 건축의 모든 과정을 모델링하고 시각화 할 수 있습니다. 간단히 말해 BIM은 건설 프로젝트의 라이프사이클 전체를 관리합니다. 디지털 시각화 덕분에 에러율은 낮아지고 건축자재의 낭비가 줄어들며, 프로젝트 기간이 단축됩니다.

 

 

둘째는 건설현장 완전 자동화의 기반이 되는 사물 인터넷 IoT 기술입니다. 예를 들어 IoT는 건설 장비와 차량을 서로 연결합니다. 더구나 IoT의 발전은 건물의 난방, 환기, 에어컨 시스템 등 주요 기능을 지능적으로 제어할 수 있게 해 줍니다.

 

 

셋째 트렌드는 인공지능, 머신러닝, 빅데이터입니다. 인공지능은 공정의 패턴을 파악하고 작업의 흐름을 최적화하는 데 사용됩니다. 또한 데이터 세트 즉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해서 문제를 보다 효율적으로 해결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생성되고 축적된 빅데이터는 현대화된 비즈니스 프로세스의 튼튼한 기반 역할을 합니다.

 

 

넷째는 로봇공학입니다. 로봇과 같이 자율적으로 움직이는 기계는 임무 수행이 훨씬 더 정확하기 때문에 더 효율적이고 더 빠른 프로세스를 보장해 줍니다. 로봇을 통한 업무 및 시공 자동화는 인부들의 부상 위험을 최소화하고 인건비를 절감합니다. 로봇은 또한 장기적으로는 부족한 숙련 근로자의 공백을 메워줍니다.

 

 

다섯째는 3D 프린팅입니다. 3D 프린팅 기술을 통해 건축자재의 소모를 줄이면서 필요한 부품은 더 빠르게 개발하고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그 결과, 개발 프로세스가 더 유연해지고, 부품을 프로젝트에 꼭 맞게 마음대로 만들 수 있습니다. 특히, 건축현장에 3D 프린터를 설치해 기둥을 포함한 벽체를 통째로 3D 프린팅하는 완전 새로운 공법도 이미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여섯째는 드론 활용입니다. 하늘을 나는 미니 컴퓨터인 드론은 진행 중인 건설 프로젝트를 검사하고, 시각화 하며, 모니터링 하고, 측정하는데 사용됩니다. 위험한 업무를 드론이 대신하게 해 사고 발생률을 낮추고 인간 작업자가 범하는 에러를 줄여 현장 생산성을 높여줍니다.

 

 

일곱째는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앱입니다. 예를 들어, 건축 기술자들은 쌓여가는 측정값을 앱을 통해 기록합니다. 또 고객들과의 소통이나 직원 간, 본사와 현장 간 소통에 유용하게 활용됩니다. 건설 산업에서 디지털 전환을 이루어서 미래의 과제를 마스터하려면 혁신적인 디지털 솔루션에 대한 접근은 필수적입니다. 이를 통해 중장기적으로 비용을 절감할 수 있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의 보고서는 우리나라 건설산업의 디지털 전환과 관련해서, 정보 디지털화, 업무 디지털화와 함께 디지털 전환의 각 단계에 맞추어 건설정보를 표준화하고 업무를 체계화할 것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디지털 기술 기반으로 생산성 혁신 방향을 도출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나아가서는 기업별 디지털 플랫폼을 기반으로, 새로운 사업 영역을 창출하는 방향을 도출할 수 있는, 개방적이고 창의적인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결론 짓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