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산업혁명과 준비된 미래

급속한 4차산업혁명 기술의 발전이 우리 삶을 송두리째 바꾸고 있습니다. 변화의 트랜드를 따라잡는 것이야말로 가장 좋은 생존전략입니다.

4차산업혁명

고속도로 톨게이트 사라진다 - 스마트폰과 GPS로 고속도로 통행료 결제하는 스마트패스

준비된 미래 2023. 5. 27. 17:19

인공지능, 빅데이터, IoT, 라이더와 같은 첨단센서 등 4차 산업혁명을 이끌고 있는 기술들은 우리의 교통생활에도 커다란 변화와 발전을 가져오고 있습니다. 운전자가 필요 없는 자율주행차, 하늘을 나는 택시 도심교통항공, 최첨단 도로망, 스마트 교통서비스 등 보다 안전하고 편리한 교통 이용 환경이 우리에게 빠르게 다가오고 있는 것입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광범위한 교통이용 환경 가운데 자동차, 도로와 같은 교통수단, 시설에 첨단기술을 적용하여 교통 흐름을 개선하고 교통 안전을 증진하는 첨단 교통체계인 지능형 교통체계(Intelligent Transport System)에 대해 얘기해 볼텐데요. 그 가운데서도 특히 고속도로의 통행료 징수 방법인 톨링 시스템의 진화에 관해 짚어 볼까 합니다.
 

 
톨링시스템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에 지능형교통체계가 무엇이고, 우리나라의 지능형교통체계의 위상이 어느 정도인지 잠시 살펴보겠습니다.
 
국토교통부에서는 지능형교통체계를 “교통시설 이용 극대화, 교통수단 수송효율 향상, 국민의 교통편의 증진과 교통안전 도모를 위해 교통체계의 운영·관리를 자동화·과학화하는 체계”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조금 풀어서 이야기하자면, 자동차와 같은 교통수단과, 도로와 같은 교통시설에 컴퓨터, 통신,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제어기술 등 첨단 기술을 접목하여 교통 정보 및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를 활용함으로써 교통 체계를 자동화하고 과학적으로 운영관리하고, 교통의 효율성과 안전성을 향상시키는 교통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사용자인 국민들의 입장에서 본다면 4차 산업혁명의 모든 기술을 동원하여 교통생활의 편익을 극대화하는 것이 됩니다.
 
최근 우리나라는 지능형교통체계의 선진 기술을 앞세워 교통올림픽이라고 할 수 있는 ITS 세계총회와 ITS 아태총회를 국내로 유치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먼저 지난해에는 2026년 10월에 개최되는 제32회 ITS 세계총회를 유력 후보였던 대만의 타이베이를 제치고 강릉시로 유치하는 쾌거를 올렸습니다. 이 행사는 1994년 프랑스 파리에서 시작해 매년 아시아, 미주, 유럽을 순회하며 개최되는 지능형 교통체계 분야의 세계 최대 전시회이자 학술대회로서, 세계의 지능형 교통 시스템에 관한 정보 교환과 발전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입니다.
 

 
또 올해 들어서는 오는 2025년 5월에 개최되는 제20회 ITS 아태총회 개최지 선정 경쟁에서 뉴질랜드의 오클랜드를 제치고 수원시가 따냈습니다. 이 총회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ITS 회원국 간 협력 및 민·관의 기술 정보를 공유하고 국제기구와의 네트워크 강화를 위한 국제 세미나입니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2025년 ITS 아태총회와 2026년 ITS 세계총회를 연속 개최하게 되었으며, 이를 통해 글로벌 모빌리티 시장을 선도하는 한국 ITS의 국제적 위상을 강화하고 ITS 산업 활성화하는 한편, 국내기업 해외 진출 경쟁력 제고 등 다양하고 실질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러한 지능형교통체계는 이미 우리의 교통생활 중 많은 부분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버스를 기다릴 때 정말 요긴한 버스정류장의 버스 도착 안내시스템, 교차로에서 교통량에 따라 자동으로 차량신호가 바뀌는 스마트 신호등 시스템, 내비게이션의 실시간 교통정보 등은 꽤 오래된 지능형 교통체계 서비스입니다. 여기에 고속도로 톨게이트를 통과할 때 정차하지 않고도 도로 사용료를 낼 수 있게 해 주는 하이패스 시스템도 익숙한 서비스입니다. 전국 고속도로 하이패스 이용률은 89%나 됩니다. 이런 통행료 징수 시스템도 이제는 디지털 미래 기술이 접목되면서 빠르게 진화하고 있습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정부는 하이패스 시스템의 단점을 보완하면서 보다 발전한 과금 시스템인 모바일 패스 방식의 스마트 톨링 시스템 도입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고속도로나 유료도로를 지나다 보면 어떤 곳은 하이패스로 돼 있고, 또 어떤 곳은 여러 차로를 동시에 지나갈 수 있는 다차로 방식의 하이패스로 돼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런 하이패스 시스템과 정부에서 추진 중인 모바일 패스 시스템은 어떻게 다를까요?
 
시스템의 차이를 이야기 하기에 앞서 지금 일반화 돼 있는 하이패스 시스템의 단점이 무엇인지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사실 하이패스 시스템만 해도 과거에 수납원이 직접 부스에 않아 차를 일일 세워가며 통행료를 받던 현장 수납 방식에 비하면 효율성과 편리함은 천양지차입니다. 비록 속도는 많이 줄여야 하지만 달리는 상태로 통행료를 자동결제 할 수 있으니까 말이죠.
 
하이패스는 이런 커다란 이점에도 불구하고 단점 또한 적지 않습니다. 편리한 통행은 어느 정도 향상됐지만 하이패스 차로들 사이로 구분시설들이 놓이면서 차로가 좁아지게 되는 데다 제한 속도 규정도 있어서 사고 위험이 높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일일이 정차할 때보다는 많이 나아지긴 했지만 각 차선 별로 속도를 줄이면서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톨게이트 정체는 여전하다는 점입니다.
 

 
또 하나 큰 문제는 하이패스 시설을 설치하고 유지 보수하는 데 비용이 많이 들 뿐만 아니라 사용자들도 별도의 단말기를 구입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더구나 단말기 구입 절차와 설치도 까다로운 편이어서 단말기 구입을 포기하고 현장에서 통행료를 직접 내는 방법을 선택하는 운전자들도 꽤 있습니다.
 
하이패스가 가지고 있는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는 획기적인 방법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모바일 패스'입니다. 모바일 패스는 국민 대부분이 사용하는 스마트폰을 일종의 ‘하이패스 단말기’로 활용하는 것입니다. GPS를 이용한 위치정보, 영상정보를 이용해 고속도로 통행료를 결제하는 '위치기반 자동 요금징수 솔루션'입니다. 운전자 대부분이 스마트폰을 쓰는 만큼 모바일페이와 연계하면 별도의 하이패스 단말기 없이도 통행료를 부과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혁신 시스템은 윤석열정부의 국정과제 가운데 하나인 하이패스가 없는 운전자도 톨게이트 무정차 통행이 가능할 수 있게 하는 스마트톨링 확대와도 잘 맞습니다. 현장에서 과금이 어려운 차량에 대해 영상인식이나 GPS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인 것이죠. 그러면서 지난 한해 만도 656억원에 이르는 고속도로 미납 통행료를 IT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톨링 시스템으로 해소하는 1석2조의 방안인 셈입니다.
 

미국 모바일패스 광고

 
스마트폰을 단말기 개념으로 사용한다면 톨게이트에 별도의 과금 시스템을 설치할 필요가 없고, 사용자들도 하이패스와 같은 단말기를 구입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 덕분에 하이패스와 같은 시설을 톨게이트에 설치하고 이를 유지보수하는 비용과 사용자들의 단말기 구입 비용을 절감할 수 있습니다.
 
한국도로공사는 지난 2020년에 이미 연구용역으로 모바일패스 도입의 타당성을 분석했습니다. 모바일패스 도입에 따른 경제성은 도로공사 재무영향과 사회적 편익을 더해 1.73으로 평가됐는데요. 이 수치가 1.0 이상이면,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간주합니다. 돈으로 환산하면 약 1,100억원의 순 비용 절감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모바일패스를 도입하면 미납통행료를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손쉽게 납부할 수 있어서 미납통행료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한해 650억원이 넘는 미납통행료 뿐만아니라 이를 받기 위해 실시하는 납부 고지비용도 65억원에 달합니다. 미납통행료 때문에 한 해에 700억원이 넘는 혈세를 낭비하는 셈이다.
 
비용도 문제이지만 국민들의 사용자 경험을 높이는 것도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특히 장애인들에게 고속도로 이용료 할인 혜택을 부여하기 위해 운영하는 장애인 감면 하이패스도 좋은 취지와 어긋나게 설치비용이 발생하고, 이용에 불편한 점이 많으며, 때때로 위치정보 오류로 인한 미감면 처리에 의한 불만과 민원이 계속 발생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물론 이런 문제는 모바일 패스 방식을 도입하면 쉽게 해결할 수 있습니다.
 
미국이나 싱가포르와 같은 교통 선진국들도 GPS를 활용한 스마트 패스를 급속히 확대해 가고 있는 추세입니다.
 

싱가포르 GPS 기반 고속도로 통행료 징수 시스템

 
이제는 스마트 고속도로 시대입니다. 머지않아 자율주행차량들이 고속도로에 등장하게 됩니다. 이에 맞춰 고속도로에는 라이다 센서, 카메라, 노변 통신 시스템과 차량-사물 통신 V2X 솔루션 등 스마트 고속도로 구현에 필요한 첨단 장비와 시설들이 하나 둘 설치될 것입니다. 사용자들에게는 스마트 고속도로의 모든 시설과 정보가 연동되는 통합 네비게이션 솔루션이 제공될 것입니다. 스마트 패스는 이러한 스마트 고속도로의 발전 방향과도 잘 맞는 시스템입니다.
 
발전해 가고 있는 스마트 교통 기술을 빠르게 적용하여 교통의 위험은 낮추고, 편의성은 높이며, 정체를 줄여 교통 속도를 높이는 것이야 말로 우리가 지능형교통체계를 도입하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 그리하여 더 편리한 교통, 더 안전한 교통, 더 빠른 교통, 더 즐거운 교통이 우리의 교통생활을 책임지게 될 것입니다.